창세기 14:1~24절
창세기 14장에서는 아브람에게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부족 간의 소규모 전쟁이 아닌, 가나안 근방의 연합군이 벌이는 일종의 대전이었습니다. 2절에 등장하는 다섯 나라 즉, 소돔과 고모라, 아드마, 스보임, 소알이 엘람왕 그돌라오멜에게 반기를 든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돌라오멜은 동맹군 시날, 엘라살, 엘람과 함께 반역한 나라들을 정복하기로 한 것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연합군은 맹렬하게 저항했지만, 결국 전쟁에 패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그곳에 아브람의 조가 롯이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2절을 읽겠습니다. 「아브람의 조카 롯도 소돔에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롯까지 사로잡아 가고, 그의 재산까지 빼앗았다.」
소돔과 고모라는 나중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는 도시로 유명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지만, 이외에도 두 개의 성읍이 더 멸망했습니다. 아드마와 스보임이 바로 그들입니다. 비옥한 땅과 살기 좋은 땅을 차지한 소돔과 고모라, 그리고 아드마와 스보임, 소돔땅 근처에 있던 작은 성읍 소알까지 비교적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은 그돌라오멜에게 머리를 숙였지만, 이제 저항할만한 힘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의 양상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소돔과 고모라 연합군이 패했습니다. 결국 재산은 모두 빼앗기고 롯과 그의 가족도 포로로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드라마틱하게 패잔병 중 일부가 도망을 쳤고, 아브람에게도 이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13절을 보면, 아브람도 마므레, 에스골, 아넬 형제들과 동맹을 맺고 있었습니다. 아브람은 즉시 롯을 구출하기 위해 집에서 낳아 훈련시킨 사병 318명을 이끌고 그돌라오멜 연합군을 추격했습니다.
아브람 추격부대는 게릴라 전술을 펴 그돌라오멜 동맹군을 무찌르고, 잃어버린 모든 것들을 되찾아 오게 됩니다. 16절을 읽겠습니다. 「그는 모든 재물을 되찾고, 그의 조카 롯과 롯의 재산도 되찾았으며, 부녀자들과 다른 사람들까지 되찾았다.」
소돔과 고모라 동맹군이 빼앗긴 모든 것을 되찾아 오자, 소돔왕은 사웨 벌판 즉 왕의 벌판까지 마중을 나와 환대를 합니다. 아브람은 되찾은 분깃 중에서 다른 사람의 것은 모두 돌려주고, 동맹군의 몫과 전쟁에 쓰인 음식 등만을 취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익숙한 이름 하나를 만납니다. 멜기세덱입니다. 그는 살렘왕이었습니다. 살렘은 ‘지금의 예루살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살렘은 ‘평화’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8~19절을 읽겠습니다. 「18. 그 때에 살렘 왕 멜기세덱은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가장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다. 19. 그는 아브람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천지의 주재, 가장 높으신 하나님, 아브람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
아브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서 열의 하나를 멜기세덱에게 주었습니다. 이른바, ‘십일조’입니다. 보통은 십일조는 하나님이 ‘율법’을 주신 이후에야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 이전에도 십일조는 존재했었습니다. 나중에 율법을 주시면서, 이를 명문화한 것입니다. 그때 대제사장과 제사장 직분이 소개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너무 소중하게 여긴 나머지, 오직 율법만이 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율법이 생겨나기 전에 이미 하나님의 제사장도 십일조도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보다 율법을 더 존중했습니다. 율법의 의미를 이해하기 보다, 율법을 기계적으로 지키는데 몰두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율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율법을 제정하신 분을 향해 침을 뱉고, 채찍질을 했으며 결국에는 사형선고를 내립니다. 그리고 율법을 주인을 십자가에 처형하고 맙니다. 히브리서는 이 부분을 이렇게 언급합니다. 히브리서 7장을 찾아보겠습니다.
10.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을 만났을 때에는, 레위는 아직 자기 조상 아브라함의 허리 속에 있었으니 말입니다.
11. 그런데 이 레위 계통의 제사직과 관련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율법으로 지령을 받기는 하였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 제사직으로 완전한 것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면, 아론의 계통이 아닌 멜기세덱의 계통을 따른 다른 제사장이 생겨날 필요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12. 제사직분에 변화가 생기면, 율법에도 반드시 변화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13. 이런 말이 가리키는 분은 레위 지파가 아닌 다른 지파에 속한 분입니다. 그 지파에 속한 사람으로서는 아무도 제단에 종사한 적이 없습니다.
14. 우리 주님께서는 유다 지파에서 나신 것이 명백합니다. 그런데 모세는 제사장들에 관하여 말할 때에, 이 지파와 관련해서는 말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15. 멜기세덱과 같은 모양으로 다른 제사장이 생겨난 것을 보면, 이 사실은 더욱더 명백합니다.
16. 그는 제사장의 혈통에 대해서 규정한 율법을 따라 제사장이 되신 것이 아니라, 썩지 않는 생명의 능력을 따라 되셨습니다.
성경은 멜기세덱이 가장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에 대해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율법의 규정에 의해 제사장이 되신 것이 아니라, 멜기세덱처럼 제사장의 혈통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구원과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죄의 문제, 삶의 문제, 인생의 모든 문제는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예배에 오신 여러분과 제가 오늘 꼭 붙잡아야 할 유일한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어떤 면에서 롯에게 부유함은 재앙이었습니다. 수출이 잘되고, 공업이 발달하고, 개인 소득이 늘어나고, 국력이 강해진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자칫 하나님을 잊고, 그의 가르침을 멀리 떠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 연합 전쟁도 부과 권력을 빼앗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인간의 탐욕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자리에 앉은 부(富)는 결국 당신의 모든 것을 앗아갈 때까지 물질에 대한 배고픔으로 채워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브라함이 집에서 길리운 자 318명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아브라함이 그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살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도 부(富)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의 부와 롯의 부요함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아브라함은 위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소에 자신과 가족을 지킬 충분한 준비를 했던 것입니다. 힘을 기르고, 실력을 키워서 스스로를 지킬 만큼의 노력을 했습니다. 모든 일을 하나님께만 미루는 게으름뱅이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항상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서도, 그가 살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필요한 것들을 구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조카 롯이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듣자, 곧바로 달려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아브라함은 그돌라오멜 연합군을 이길만큼의 병력은 갗추지 못했습니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이 용기입니다. 그러나 승리가 불가능한 싸움에 죽으러 달려들어가는 것은 용기가 아닙니다. 용기있어 보일 뿐이지요. 그래서 승리를 가져올 방법을 생각하고, 빈틈없이 그 일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어둠을 틈타 기습작전을 벌인 그들은 승리에 취해 마음을 놓고 있던 이들을 단숨에 쳐부수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사람이었지만, 현실을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졌지만 신앙 만을 가진 채 실력없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지 마십시오. 주어진 시간과 공간, 건강과 젊음과 환경을 탓하지 않고, 그 안에서 해낼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이 아브라함의 방법이었습니다. 모쪼록 여러분이 믿는 대로 살아지는 현실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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