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아버지
함석헌아버지로라 시더니, 사랑하는 아들이라 날 부르시더니, 온 세상 둘러서서 이 나를 몰아치시는데, 본 체도 않으시노나, 人情 없는 하나님! 모든 것 다 내게 주신다더니, 새 봐라, 꽃을 봐라, 걱정 말라 하시더니, 넓으나 넓은 천지에 머리 둘 곳 하나 없고, 마지막 기도 터에서 날 잡아 넘기시노니, 믿지 못할 하나님! 온 세상을 건지라시면서, 너 영접이 내 영접이라 알려주시면서, 믿었던 열두 마음 열두 방향으로 흩어지고, 내 기른 강아지 내 발꿈치를 물게 하시니, 알 수 없는 하나님! 구하면 주신다더니, 주시기 전 받은 줄 알라시더니, 피땀 흘려 앙탈하건만 죽음의 쓴 잔 기어이 기어이 내 입에 쏟아넣고야 마시는 지독한 지독한 하나님! 엘리 엘리 불러도, 나를 버리시나이까 애걸해도, 대답도 않고 소리도 ..
시(詩)
2024. 11. 9. 22:44